2년 6개월동안 Treo 650을 사용하며
필자가 Treo 650을 처음 손에 쥔 것은 2005년 7월 10일. 벌써 2년 6개월이 흘렀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 리뷰도 작성하지 않았는데, 우선 리뷰 전에 2년 6개월동안 외국 스마트폰을 국내에서 사용하면서 느꼈던 점을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Treo 650을 국내에서 정식 개통해 사용하는 사람이 불과 15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 국내 사용 리뷰도 거의 없고 관련 정보도 많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소수의 Treo 사용자들이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국내 Treo 사용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주신 KTreo의 운영자이신 푸른도시님과 Treo의 합법적 개통을 위해 애쓰신 김영택님, 휘파람님, 삼정님을 비롯한 많은 KTreo 회원분들에게 감사 드린다.
잦은 미드 출현으로 익숙한 Treo 650
Treo 650은, 24나 CSI같은, 미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제품일 것이다. Treo 650은 Treo 제품 중 본격적으로 인기를 누린 제품으로, 흠잡을 것 없는 디자인, 320*320의 고해상도 TFT-LCD와 Palm OS5, 그리고 QWERTY키보드가 특징이다. Treo 650가 출시 됐을 때, 국내에 Palm OS5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없었기 때문에, Treo 650은 국내 Palm 사용자들의 '꿈의 기기'였다.
Treo 650을 국내에서 '전화기'로 사용하기 위한 힘겨운 과정
Treo 650을 사용하고 싶은 국내 Palm 사용자들의 열망은 컸다. 그래서 2004년, 팜을 수입해 팔던 한 인터넷 업체에서 89만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으로 공동구매를 했고 백여명의 사람이 공구에 참여했다. 이 업체는 공구가격에 한글 SMS를 위한 개발비까지 포함 시키며, 사람들로 하여금 큰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결국 이 공구는 한글 SMS 불가 등, 여러가지 문제로 무산되었고, 공구하던 업체는 문을 닫았다.
공구가 무산된 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국내에서 Treo 650을 전화기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포기했지만, 공구 참여자 중 한 분이 혈혈단신 전파연구소로 찾아가셨다. 예상치 못한 어려운 난관이 있었지만 Ktreo 회원분들의 도움으로 전파연구소에서 정식으로 인증을 받게 되었다.(이 당시에는 전파연구소도 잘 협조해 주었다.)
그 이후, 총 15분 정도가 정식으로 인증받아 트레오를 사용중이지만, 현재 전파 연구소는 더 이상의 전파 인증을 해주지 않아, 정식 사용자 증가는 멈추고 말았다.(해외 전화기 국내 인증 절차와 전파 연구소에 대한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불편한 한글 SMS 송수신
SKT에 정식등록이 되면 Tworld를 통해서 인터넷으로 기기변경도 할 수 있고, 일반 휴대폰처럼 사용할 수 있다. Tworld에 'TREO'로 검색하면 기기목록에 '디지털기기 TREO'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TREO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글 SMS. 영문 SMS는 일반 휴대폰과 송수신이 가능하지만, 한글 SMS가 모두 깨져서 송수신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써야한다.
그래서 이용한 것이 SKT의 부가서비스인 '프리미엄SMS'. SMS가 오면 지정한 E-mail로 보내주거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부가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를 신청하고 SMS를 받을 E-Mail을 지정하여, 그 E-mail을 Treo 650으로 받으면 어렵게 한글 SMS는 받을 수 있다. SMS 보내기는 SMS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여 할 수 있다. 한글 SM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treo 회원들이 정식으로 미국 Palm 본사에 E-mail도 보내봤지만, 통신사의 요청에 의해서만 수정해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DIY 스마트폰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은 이미 우리나라 통신 상황에 맞게 세팅되어서 나오는 것이지만, Treo 650은 미국에서 출시된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국내 통신 상황에 맞는 세팅이 되어있지 않다. 주파수는 SK텔레콤에서 사용하는 800Mhz를 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전파가 잡히긴 하지만, 수신율을 높이기 위해선 사용자가 직접 여러가지 통신 세팅을 해줘야 한다.
또, 고장이 나면 Treo 650이 Palm사에서 제조한 것이지만, 미국은 통신사에서 A/S를 해주기 때문에 미국에 지인이 없으면 A/S를 받기도 힘들다. 싱가폴 Palm에도 E-mail을 보내봤지만, 아시아에서는 CDMA Treo 650이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리를 해줄 수 없다고 한다. (아시아에는 GSM Treo 650만 출시되었다.) 그래서, 현재 Ktreo 회원들은 Treo 650이 고장나면 직접 부품을 구입하여 수리하고 있다.
로밍은 어떻게 할까?
로밍은, 미국에서는 별다른 설정없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이 미국에선 Verizon 망을 이용하는데, Treo 650도 미국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Verizon 망을 이용해서 전화를 걸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 대해서는 확인해보지 못했다.
비주류의 불편함
위피가 탑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MMS를 비롯한, 통신사의 여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다. 뭐, 통신사의 서비스는 자주 이용하진 않지만 가끔 불편할 때가 있긴하다. 특히, 여자친구가 있는 분이라면 MMS가 안되고 문자 보내기가 쉽지 않아 답답해서 Treo 650 사용을 포기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무리 사용자가 우리나라 통신 환경에 맞게 세팅한다고 해도, 가끔 전화가 불통되는 지역이 있다.
불편한걸 왜 쓰냐고?
아마 이 글을 읽으신 분 중에 '그렇게 불편한걸 왜 쓰냐?'고 묻고 싶은 분들이 있을 것이다.
처음엔, Treo 650에 대한 동경(憧憬)이었다.
그 당시 Palm OS가 내장된 국내 스마트폰은 삼성 Mits 밖에 없었는데, 항상 출시가 늦어져, 같이 시기의 Palm PDA보다 낮은 버젼의 OS가 탑재된 제품만 출시되었다. 그리고, 제품의 디자인도 Treo와 비교해 많이 뒤떨어 졌다. 이런 국내 상황에서 국내 Palm 사용자들의 눈에는 Palm OS 5.0을 탑재하고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QWERTY 키패드를 내장한 바(Bar)형태의 Treo 650은 '꿈의 기기'였다. 자신이 꿈에도 그리던 제품이니 불편함이 매력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또 한가지 이유는, 우리나라 통신 시장에 대한 반감의 표출이었다.
우리나라 휴대폰 어디에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소비자의 권리는 없다.
휴대폰 통신사 서비스로 도배된 버튼과 1번을 차지하고 있는 통신사 서비스 메뉴들.
휴대폰으로 MP3를 들으려고 해도, 동영상을 보려고 해도,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면 통신사 서비스를 거칠 수 밖에 없는, 족쇄가 채워진 휴대폰.
통신사의 요구로 인해 해외에서 발매되는 똑같은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
3G폰이 출시되면 나아질거라 생각했던 작은 희망마저 USIM에 Lock을 걸어버린, 전세계 어디에서도 유례없던, 우리나라 통신사의 센스때문에 사라져 버렸다.(USIM을 개방한다고 했지만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필자가 소유하고 있는 여러 스마트폰들. 모두 '휴대폰'으로 사용하고 싶다.>
우리도 세계의 수 많은 멋진 휴대폰을 사용해 보고 싶다. 솔직히 국내 휴대폰들은 대부분 비슷 비슷하고 매력적이지 않다. 간혹 괜찮은 제품이 출시되도 우리나라 통신사를 거치면 그 매력이 반감되어 어 버린다. 일본, 유럽, 일본의 휴대폰들을 보면 매력적인 제품들이 너무나 많지만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다.
MBC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대 이통사의 투자비는 2002년 1조 9000억원을 기점으로 매년 하락하고 있지만, 마케팅비는 매년 증가해 2004년부터는 투자비를 앞지르고 2006년에는 2조원을 넘었다. 마케팅비에서 광고판촉비가 차지하는 부분도 점점 줄고 있다고 한다.<모비즌님 블로그 참고>
그럼 이 많은 돈은 다 어디에 쓰이는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중 대부분이 불법 보조금으로 지급됐다는 것을.
이 돈의 일부만이라도 신규 사업과 서비스에 투자해 정말 고객을 위한 회사 운영을 해줬으면 한다. 이런 내용은 이미 많은 블로거분들이 손가락이 아프게 포스팅한 내용이다. 이제 이 외침이 끝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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